제4편 · 입찰과 낙찰
입찰가 산정 — 상한선 만들기
시세에서 거꾸로 내려오는 계산을 실제 표로 만든다. 그리고 경쟁 예측으로 "이길 수 있는 가격"과 "이겨도 되는 가격"을 구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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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계산표
입찰가는 최저가에서 올리는 것이 아니라 시세에서 내려온다. 아래 표를 물건마다 한 장씩 채운다. 빈칸이 하나라도 남으면 그 물건은 아직 계산이 끝나지 않은 것이다.
| 줄 | 항목 | 어디서 구하나 |
|---|---|---|
| A | 보수적 현재 시세 | 실거래·호가·중개사 청취 중 낮은 쪽(제8장 시세 조사와 임장) |
| B | − 인수 보증금·권리 | 제10장 임차인 권리분석 |
| C | − 취득세·등기·법무 | 제27장 세금 총람 — 살 때, 가질 때, 팔 때 |
| D | − 명도비(이사비 또는 집행비) | 제23장 명도 실무 — 절차와 비용 |
| E | − 체납관리비 | 제24장 체납관리비 — 승계되는 채무 |
| F | − 수리·원상복구 | 임장 판단 — 항목별로 적는다 |
| G | − 보유·금융 비용 | 잔금부터 매도·임대까지의 이자와 세금 |
| H | − 안전마진 | 스스로 정한 최소 수익. 초보일수록 크게 |
| = | 입찰 상한선 | A − (B+C+D+E+F+G+H) |
이 표의 힘은 정확도가 아니라 강제성에 있다. 각 줄을 숫자로 적으려면 그 항목을 실제로 조사해야 하고, 조사하지 않은 항목은 빈칸으로 남아 눈에 보인다. "대충 이 정도면 되겠지"가 끼어들 자리가 없어진다.
계산표 한 장 채워 보기
숫자를 넣어 보면 표의 쓰임새가 분명해진다. 감정가 4억 3천만 원짜리 빌라가 한 번 유찰돼 이번 기일 최저매각가격이 3억 100만 원이라고 하자(저감률은 법원마다 20% 또는 30%로 고정 — 관할 법원 기준을 확인한다). 임장과 조사를 마친 뒤 표가 이렇게 채워졌다.
| 줄 | 항목 | 금액(만 원) | 근거 |
|---|---|---|---|
| A | 보수적 현재 시세 | 39,000 | 같은 동 실거래 두 건과 중개사 청취 중 낮은 쪽 |
| B | 인수 보증금·권리 | 0 | 말소기준권리 뒤 전액 소멸 — 명세서로 확인 |
| C | 취득세·등기·법무 | 1,900 | 법무사 견적 — 세율은 물건·보유 상황마다 달라 견적으로 확인(제27장 세금 총람 — 살 때, 가질 때, 팔 때) |
| D | 명도비 | 300 | 배당받는 임차인 — 이사비 수준 협의 예상 |
| E | 체납관리비 | 250 | 관리사무소 확인 — 공용부분 기준 |
| F | 수리·원상복구 | 800 | 도배·장판·보일러 교체 |
| G | 보유·금융 비용 | 700 | 잔금 후 6개월 보유 가정의 이자 |
| H | 안전마진 | 2,000 | 초보 기준 — 시세 추정의 오차를 흡수 |
| = | 입찰 상한선 | 33,050 | A − (B+C+D+E+F+G+H) |
최저가 3억 100만 원과 상한선 3억 3,050만 원 사이가 이 물건의 입찰 가능 구간이다. 인근 낙찰 사례로 예상 낙찰가가 3억 4천만 원대로 잡히면 이번 기일은 건너뛰는 것이 맞고, 3억 1천만 원대라면 상한선 아래에서 예상가보다 조금 위를 쓴다. 구간이 아예 안 나오는 물건 — 상한선이 최저가보다 낮은 물건 — 은 몇 번 더 유찰되기 전에는 내 물건이 아니다.
경쟁 예측 — 이길 수 있는 가격
상한선은 "이겨도 되는 가격"이다. 그것과 별개로 "이길 수 있는 가격"을 가늠해야 헛걸음을 줄인다. 두 값을 비교하면 이번 기일에 응찰할지, 다음 유찰을 기다릴지, 아예 접을지가 정해진다.
- 같은 단지·인근 단지의 최근 낙찰 사례 10건 — 낙찰가율과 응찰자 수.
- 1등과 2등의 금액 차이 — 차이가 작으면 촘촘한 시장, 크면 편차가 큰 시장.
- 이 물건의 대중성 — 아파트·소형 평형·역세권일수록 응찰자가 많다.
- 위험 표시의 유무 — 명세서 비고란이 비어 있으면 경쟁이 세고, 한 줄이라도 있으면 급감한다.
- 기일의 계절성 — 연휴·명절 전후, 연말은 응찰자가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 상한선 vs 예상 낙찰가 | 판단 |
|---|---|
| 상한선 > 예상 낙찰가 | 응찰한다. 상한선 안에서 예상가보다 조금 위를 쓴다 |
| 상한선 ≈ 예상 낙찰가 | 응찰하되 상한선을 그대로 쓴다. 지면 다음 물건으로 |
| 상한선 < 예상 낙찰가 | 이번 기일은 건너뛴다. 다음 유찰 후 최저가로 다시 계산 |
경상북도 칠곡군 왜관읍 왜관리 654-1
감정가
2억 300만
100%
최저가 (1회 유찰)
1억 4,210만
70%
낙찰가
1억 8,090만
89%
한 번 유찰로 최저가는 내려갔지만 낙찰가는 감정가 근처로 되돌아온 아파트다. 최저가는 입장권이지 예상 낙찰가가 아니다 — 경쟁자들도 나처럼 시세에서 역산해 오기 때문에, 대중적인 물건일수록 낙찰가는 최저가가 아니라 시세 쪽으로 수렴한다. "이길 수 있는 가격"의 기준선이 어디 있는지 이 한 건이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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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자리 정하기
경매 입찰가는 1원 단위까지 자유롭게 쓸 수 있고, 실제로 몇만 원 차이로 승부가 갈리는 일이 흔하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끝자리를 어중간하게 만드는 관행이 있다 — 3억 2천만 원 대신 3억 2,137만 원처럼.
이유는 단순하다. 사람은 반올림된 숫자를 쓰는 경향이 있어 3억 2천만 원에 응찰이 몰린다. 거기서 조금만 위로 벗어나면 동점 상황을 피하면서 최소 비용으로 이긴다. 다만 이것은 승부의 기술일 뿐 상한선을 넘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 끝자리 조정은 언제나 상한선 아래에서 한다.
값을 밀어 올리는 심리
상한선을 만드는 일과 지키는 일은 별개다. 계산이 끝난 뒤에도 입찰가는 몇 번이고 다시 흔들리는데, 흔드는 것은 새 정보가 아니라 심리다. 자주 반복되는 유형이 네 가지 있다.
- 감정가 앵커링 — "감정가 4억짜리를 3억에"라는 문장이 1억을 번 것 같은 착각을 만든다. 감정가는 시세가 아니라 절차의 출발점일 뿐이고(제6장 가격의 구조 — 감정가·최저가·유찰), 기준은 언제나 계산표 A줄의 보수적 시세다.
- 매몰비용 — 임장을 세 번 다녀오고 분석에 며칠을 쓰면 "여기까지 했는데"가 금액에 얹힌다. 조사 비용은 이미 쓴 돈이고, 입찰가를 올린다고 돌아오지 않는다.
- 연속 패찰 — 다섯 번 지고 나면 여섯 번째는 물건이 아니라 낙찰 자체가 목표가 된다. 패찰 기록(제7장 후보 좁히기 — 반복 가능한 루틴 만들기)을 다시 보면 진 이유는 대부분 "남이 비싸게 썼다"이지 "내가 싸게 썼다"가 아니다.
- 법정 분위기 — 입찰함 앞의 긴 줄, 같은 사건 서류를 넘겨 보는 사람들. 그 광경이 마감 직전에 금액을 올려 쓰게 만든다. 응찰자 수는 경쟁의 세기를 말할 뿐 물건의 가치와는 무관하다 — 경쟁이 세다는 것은 더 비싸진다는 뜻이지 더 좋아진다는 뜻이 아니다.
처방은 넷 모두에 같다 — 금액을 정하는 일과 제출하는 일을 시간과 장소에서 분리한다. 상한선은 조사 자료가 다 펼쳐진 집에서 정해 종이에 적어 봉하고, 법정에는 그 종이를 옮겨 적는 손만 가져간다(제19장 입찰 준비와 당일 절차).
이 가이드는 일반적인 정보이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자주 개정되는 기준(소액임차인 금액·세율 등)은 입찰 전 현행 법령으로 확인하세요. 낯선 용어는 용어사전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