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편 · 권리분석
인수될 수 있는 권리들
유치권·법정지상권·분묘기지권·선순위 가등기와 가처분 — 말소기준의 칼이 닿지 않거나 기준보다 앞서 살아남는 권리들의 정체와 대응.
제13장전 42장 중6절읽기 약 8분전체 목차 →
무엇이 살아남는가
낙찰로도 지워지지 않는 권리는 두 부류다. 하나는 말소기준보다 앞서 등기된 권리들 — 선순위 지상권·지역권·전세권(배당요구 안 한 경우)·순위보전 가등기·처분금지 가처분·등기된 임차권. 다른 하나는 등기 순위와 무관하게 성립하는 권리들 — 유치권, 법정지상권, 분묘기지권이 대표다.
이런 권리가 걸린 물건은 매각물건명세서 비고란에 "유치권 신고 있음", "법정지상권 성립 여지 있음" 같은 문구로 표시되는 경우가 많다. 표시가 있다고 반드시 성립하는 것도, 없다고 안전한 것도 아니라는 점이 이 장의 어려움이다 — 법원은 신고·조사된 사실을 옮겨 적을 뿐, 성립 여부를 보증하지 않는다(제3장 사건과 사람들 — 경매판의 지도).
실전에서 이 장의 권리들을 다루는 방식은 둘 중 하나다. 피하거나, 값을 매기거나. 초보 단계에서는 전자가 정답이고, 값을 매기려면 "성립할 경우의 부담"과 "다투는 데 드는 시간·비용"을 모두 숫자로 낼 수 있어야 한다. 그 계산이 안 되면 그 할인은 내 것이 아니다.
유치권 — 점유가 만드는 채권의 인질극
유치권은 그 부동산에 관해 생긴 채권(대표적으로 공사대금)을 받을 때까지 목적물을 점유하며 넘겨주지 않을 수 있는 권리다. 등기와 무관하게 성립하고 경매로도 소멸하지 않아, 성립이 인정되면 낙찰자는 그 채권을 해결해야 부동산을 온전히 쓸 수 있다.
다만 성립 요건이 까다롭다. 채권이 그 부동산에서 생긴 것이어야 하고(견련성), 변제기가 와 있어야 하며, 경매개시결정 기입등기 전부터 적법한 점유가 계속돼야 한다 — 판례는 기입등기 뒤에 점유를 넘겨받은 유치권으로는 낙찰자에게 맞설 수 없다고 본다. 실무에서는 허위·과장 유치권 신고가 많아 다툼이 잦은데, 다툼이 잦다는 것은 곧 소송으로 갈 수 있다는 뜻이다.
| 확인할 것 | 어디서 | 무엇을 보나 |
|---|---|---|
| 신고 시점과 금액 | 사건기록·명세서 비고란 | 금액이 공사 규모에 비해 터무니없지 않은가 |
| 점유 개시 시점 | 현황조사서·현장 | 개시결정 기입등기보다 앞서는가 |
| 점유의 계속성 | 임장(반복 방문) | 실제로 계속 점유 중인가, 형식만 걸어 둔 것인가 |
| 견련성 | 공사계약서 등 | 그 부동산에서 생긴 채권인가 |
| 원상회복 특약 | 임대차계약서 | 임차인 유치권이면 이 특약이 결론을 가른다 |
법정지상권 — 남의 땅 위의 남의 건물
토지와 건물이 같은 사람 소유였다가 경매로 주인이 갈리면, 건물 소유자는 법률상 당연히 토지를 계속 쓸 권리(법정지상권)를 얻을 수 있다. 건물을 부수게 하는 사회적 손실을 막기 위한 제도인데, 토지 낙찰자에게는 "내 땅인데 남의 건물이 합법적으로 서 있는" 상태가 된다.
토지만 매각(제14장 특수물건 — 알고 피하고, 알면 기회)에서 특히 자주 만난다. 성립하면 지료(땅 사용료)를 받을 수 있을 뿐 건물을 치울 수 없고, 존속기간도 길다. 민법이 정한 저당권 실행의 법정지상권은 네 가지가 갖춰져야 성립한다 — ① 저당권 설정 당시 건물이 이미 존재했고 ② 그때 토지와 건물이 같은 사람 소유였으며 ③ 토지·건물 어느 한쪽 이상에 저당권이 설정되었고 ④ 경매로 토지와 건물의 소유자가 달라졌을 것. 실전의 쟁점은 대부분 앞의 둘이고, 사안마다 판단이 갈린다.
- 등기부 연혁 — 토지와 건물의 소유권 변동을 시간순으로 나란히 놓고 저당권 설정 시점과 대조한다.
- 건물의 존재 시점 — 건축물대장의 사용승인일, 항공사진, 감정평가서의 제시외 건물 표시.
- 미등기 건물 — 등기가 없어도 법정지상권이 성립할 수 있다. "등기부에 건물이 없으니 빈 땅"이라는 판단은 위험하다.
- 관습법상 법정지상권 — 경매가 아닌 매매 등으로 소유자가 갈린 경우에도 인정될 수 있다.
분묘기지권 — 산지의 복병
임야·전답 경매에서 만나는 권리다. 남의 땅에 있는 묘라도 일정 요건(토지 소유자의 승낙, 자기 땅에 묘를 두고 땅만 판 경우, 또는 장사법 시행 전에 설치해 20년간 평온·공연하게 점유한 경우 등)을 갖추면 묘를 둘러싼 땅에 관습법상 사용권이 인정돼, 낙찰자가 함부로 이장시킬 수 없다.
현황조사서·감정평가서에 "분묘 소재" 표시가 있는지 보고, 임장에서 실제 묘의 수와 위치를 확인한다. 묘가 땅의 요지에 있으면 활용 계획 전체가 막힐 수 있다. 연고자를 찾아 이장을 협의하는 데는 시간과 비용이 들고, 연고자를 못 찾으면 무연분묘 개장 절차를 밟아야 해 더 길어진다. 다만 대법원 판례는 시효로 취득한 분묘기지권이라도 토지 소유자가 지료를 청구하면 청구한 날부터 지료를 낼 의무가 있다고 본다 — 이장은 못 시켜도 공짜 점유는 아니라는 뜻이라, 협상의 지렛대가 된다.
선순위 가등기·가처분
말소기준보다 앞선 가등기와 가처분은 낙찰로 지워지지 않는다. 순위보전 가등기가 살아남은 물건은, 훗날 가등기권자가 본등기를 하면 낙찰자가 소유권을 통째로 잃을 수 있는 최악의 유형이다. 처분금지 가처분이 살아남은 경우도 본안 소송 결과에 따라 소유권이 흔들린다.
같은 가등기라도 담보가등기(돈 받을 목적)라면 말소기준이 되어 소멸하므로, 그 가등기의 정체가 무엇인지가 관건이다. 법원의 최고에 가등기권자가 채권신고를 했는지, 매각물건명세서에 어떻게 정리돼 있는지 확인한다. 가처분이라면 등기에 적힌 사건번호로 본안 소송의 진행 상황을 조회할 수 있다(제3장 사건과 사람들 — 경매판의 지도).
그 밖에 남는 것들
앞의 넷만큼 유명하지 않지만 실제로 인수 부담이 되는 항목들이다. 명세서와 등기부에서 이 단어들을 만나면 뜻을 확인하고 넘어간다.
| 항목 | 무엇인가 | 낙찰자에게 |
|---|---|---|
| 선순위 지상권 | 토지 이용을 위해 설정된 권리. 은행이 담보 보전 목적으로 설정하기도 한다 | 존속 — 토지 활용이 제한된다 |
| 선순위 지역권 | 통행 등을 위해 이웃 땅에 설정된 권리 | 존속 — 내 땅에 남의 통행권이 남는다 |
| 선순위 등기 임차권 | 임차권등기명령 등으로 등기된 임차권 | 존속 — 보증금 반환 의무를 진다 |
| 토지별도등기 | 집합건물인데 대지에 별도 저당 등이 있는 상태 | 명세서의 인수 여부 기재를 확인해야 한다 |
| 체납관리비(공용부분) | 권리가 아니라 승계되는 채무 | 인수 — 금액이 크면 협상 대상(제24장 체납관리비 — 승계되는 채무) |
| 위반건축물 이행강제금 | 건축법 위반 상태에 부과되는 금전 부담 | 소유자에게 계속 부과된다 — 대출도 제한 |
이 가이드는 일반적인 정보이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자주 개정되는 기준(소액임차인 금액·세율 등)은 입찰 전 현행 법령으로 확인하세요. 낯선 용어는 용어사전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