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편 · 권리분석
말소기준권리
등기부의 권리들 중 어디까지가 낙찰로 지워지고 어디부터 내가 떠안는가 — 그 기준선 하나를 찾는 것이 권리분석의 첫걸음이자 절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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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선 하나가 운명을 가른다
경매의 큰 매력은 낙찰과 동시에 등기부의 복잡한 권리들이 대부분 지워진다는 것이다(소멸주의). 그런데 전부 지워지는 것이 아니다. 어떤 권리는 살아남아 낙찰자를 따라온다(인수주의). 지워지는 쪽과 남는 쪽을 가르는 기준선이 말소기준권리다.
원리는 단순하다. 말소기준권리보다 늦게 생긴 권리는 낙찰로 소멸하고, 그보다 앞서 생긴 권리는 낙찰자에게 인수될 수 있다. 그래서 권리분석의 실무는 ① 말소기준권리를 찾고 ② 그보다 앞선 권리가 있는지 보고 ③ 있다면 그것이 무엇이고 얼마짜리인지 계산하는 세 단계로 요약된다.
"말소기준권리"라는 말은 법전에 나오는 용어가 아니라 실무가 만든 약어다. 민사집행법이 정한 소멸·인수의 규칙을 등기부 한 줄로 압축한 것인데, 압축이 잘된 만큼 예외도 있다 — 유치권처럼 순위와 무관하게 성립하는 권리, 대항력처럼 등기부 밖에서 생기는 힘이 그것이다. 기준선은 출발점이지 종착점이 아니다.
말소기준이 될 수 있는 권리
아무 권리나 기준선이 되는 것은 아니다. 다음 다섯 가지 가운데 등기부 접수일이 가장 빠른 것이 그 사건의 말소기준권리다.
- (근)저당권 — 실무에서 가장 흔한 기준. 은행 대출이 있는 집 대부분이 여기 해당한다.
- (가)압류 — 돈 받을 채권자가 재산을 묶어 둔 등기.
- 담보가등기 — 돈을 빌려주며 담보로 잡아 둔 가등기(순위보전 가등기와 다르다 — 제13장 인수될 수 있는 권리들).
- 경매개시결정등기 — 앞의 셋이 하나도 없으면 개시결정 기입등기 자체가 기준이 된다.
- 전세권 — 건물 전부에 설정된 선순위 전세권자가 배당요구나 경매신청을 한 경우에 한해 기준이 된다.
주의할 것은 전세권의 조건부 지위다. 선순위 전세권자가 배당요구를 하면 그 전세권은 말소기준이 되면서 소멸하지만, 배당요구를 하지 않으면 낙찰자에게 인수된다. 같은 등기가 전세권자의 선택에 따라 기준이 되기도, 인수 대상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 이 갈림길은 제11장 임차인 분석의 함정 에서 따로 본다.
| 등기 | 말소기준이 되나 | 기준보다 뒤에 있으면 |
|---|---|---|
| 근저당권 | 된다 | 소멸 |
| 가압류·압류 | 된다 | 소멸 |
| 담보가등기 | 된다 | 소멸 |
| 경매개시결정등기 | 된다(다른 후보가 없을 때) | 소멸 |
| 전세권 | 조건부(배당요구·경매신청 시) | 소멸 |
| 순위보전 가등기 | 안 된다 | 소멸 |
| 가처분 | 안 된다 | 소멸(예외 있음) |
| 지상권·지역권 | 안 된다 | 소멸 |
| 등기된 임차권 | 안 된다 | 소멸 |
등기부에서 찾는 순서
- 등기사항전부증명서를 말소사항 포함으로 발급받아 갑구(소유권·압류·가압류·가처분)와 을구(저당권·전세권)를 편다(제5장 등기부 읽는 법).
- 살아 있는 등기만 남기고, 말소기준 후보 다섯 가지를 골라 접수일자·접수번호 순으로 한 줄에 늘어놓는다.
- 가장 빠른 것이 말소기준권리다. 날짜가 같은 날이면 접수번호 순서로 가린다.
- 이제 그 기준일보다 앞선 등기(지상권·전세권·가등기·가처분·등기된 임차권)와, 등기부 밖의 권리(점유 임차인·유치권 등)를 찾아 인수 여부를 따진다.
- 기준일을 임차인의 전입일과 대조한다 — 여기서 인수 금액이 나온다(제10장 임차인 권리분석).
기준선을 그은 뒤에는 반드시 되물어야 한다 — "이 기준이 사라질 수 있는가?" 1순위 근저당의 잔액이 소액이면 임차인이 대신 갚아 기준을 지워 버릴 수 있고, 그러면 기준선이 뒤로 밀리며 임차인이 선순위가 된다. 이 뒤집기가 제11장 임차인 분석의 함정 다.
기준선이 닿지 않는 것들
말소기준을 정확히 그었다고 분석이 끝나지 않는다. 다음은 등기 순위와 무관하게 작동하므로, 기준선 아래에 있어도 살아남거나 낙찰자를 따라온다. 초보자 사고의 대부분이 "기준선만 보고 안심한" 데서 나온다.
| 무엇 | 왜 기준선이 안 통하나 | 어디서 확인하나 |
|---|---|---|
| 유치권 | 등기가 아니라 점유로 성립한다 | 명세서 비고란·현장 점유(제13장 인수될 수 있는 권리들) |
| 법정지상권 | 법률 규정으로 당연히 생긴다 | 토지·건물 소유 연혁(제13장 인수될 수 있는 권리들) |
| 분묘기지권 | 관습법상 인정되는 사용권 | 현황조사서·임장(제13장 인수될 수 있는 권리들) |
| 대항력 있는 임차인 | 등기 없이 인도+전입으로 생긴다 | 전입세대확인서(제10장 임차인 권리분석) |
| 체납관리비(공용부분) | 권리가 아니라 승계되는 채무다 | 관리사무소(제24장 체납관리비 — 승계되는 채무) |
| 예고등기·일부 가처분 | 등기부에는 있지만 법이 말소 대상에서 빼 두었다(예고등기 제도는 2011년 폐지됐으나 옛 등기부에 남아 있다) | 명세서 인수란 |
이 가이드는 일반적인 정보이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자주 개정되는 기준(소액임차인 금액·세율 등)은 입찰 전 현행 법령으로 확인하세요. 낯선 용어는 용어사전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