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편 · 경매의 기초
등기부 읽는 법
갑구와 을구, 접수번호와 순위, 근저당의 채권최고액, 말소된 줄과 살아 있는 줄. 등기부 한 장을 끝까지 읽어 내는 훈련 — 권리분석의 모든 계산이 여기서 시작된다.
제5장전 42장 중5절읽기 약 6분전체 목차 →
등기부의 세 부분
등기사항전부증명서는 표제부·갑구·을구 세 부분으로 이뤄진다. 구조를 알면 어디를 먼저 볼지가 정해진다.
| 부분 | 무엇이 적히나 | 무엇을 확인하나 |
|---|---|---|
| 표제부 | 부동산의 물리적 표시 — 소재지·구조·면적, 집합건물이면 대지권 | 면적이 감정평가서와 맞는가, 대지권 등기가 있는가 |
| 갑구 | 소유권에 관한 사항 — 소유권이전·가등기·가처분·압류·가압류·경매개시결정 | 누가 언제 샀나, 소유권을 흔드는 등기가 있나 |
| 을구 | 소유권 외의 권리 — (근)저당권·전세권·지상권·지역권·임차권 | 담보가 얼마나 걸렸나, 말소기준 후보는 무엇인가 |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빌라)은 표제부가 두 겹이다 — 건물 전체의 표제부와 내가 사는 전유부분의 표제부. 대지권 표시는 전유부분 표제부에 붙으므로, 대지권 미등기 여부는 여기서 확인한다.
발급은 인터넷등기소에서 주소로 검색해 몇 분이면 끝난다. 등기부는 누구나 뗄 수 있다 — 소유자의 동의도, 이해관계의 소명도 필요 없다. 집합건물은 동·호수까지 지정해 전유부분으로 떼야 대지권 표시가 나오고, 토지·건물이 따로인 단독주택은 토지 등기부와 건물 등기부를 각각 뗀다 — 한쪽만 보고 권리를 다 봤다고 착각하는 것이 흔한 실수다. 화면 열람으로 충분하고, 제출용 발급본은 입찰에 필요하지 않다.
순위는 접수번호로 정해진다
권리의 서열은 등기 접수일자와 접수번호로 정해진다. 같은 날 접수된 등기는 접수번호가 빠른 쪽이 앞선다. 갑구와 을구는 별개의 칸이지만 순위는 칸을 가리지 않고 접수 순서로 통합해 따진다 — 갑구의 가압류와 을구의 근저당 중 어느 쪽이 앞인지는 오직 접수번호가 답한다.
- 갑구와 을구의 모든 등기를 한 줄씩 뽑아 접수일자·접수번호 순으로 다시 늘어놓는다.
- 말소된 줄(줄이 그어지거나 "말소" 표시)은 빼고, 살아 있는 줄만 남긴다.
- 이 통합 목록의 순서가 곧 권리 서열이다. 말소기준 후보를 여기서 찾는다(제9장 말소기준권리).
- 기준선을 그은 뒤, 그보다 위에 있는 줄을 하나씩 "이건 인수되나"로 검토한다.
근저당 읽기 — 채권최고액과 실제 채무
을구에서 가장 자주 보는 것이 근저당권이다. 여기 적힌 금액은 "채권최고액"으로, 실제 빌린 돈이 아니라 담보가 커버하는 상한이다. 금융기관은 원금에 이자·지연손해금까지 담기려고 원금보다 크게 잡는데, 얼마나 크게 잡는지는 기관과 상품마다 다른 관행이라 정해진 비율이 없다. 시중은행은 비교적 작게, 제2금융권·대부업은 크게 잡는 경향이 있다는 정도가 실무의 감이다.
이 구분이 왜 중요한가. 배당 시뮬레이션(제25장 배당 — 돈이 나뉘는 순서와 계산)에서 선순위 근저당이 얼마를 가져가는지를 계산해야 임차인의 미배당 잔액 — 곧 내가 인수할 금액 — 이 나오는데, 채권최고액을 그대로 넣으면 실제보다 크게 계산되어 멀쩡한 물건을 위험하다고 오판한다. 반대로 원금을 너무 낙관하면 반대 방향으로 틀려 인수액을 과소평가한다.
| 등기부에서 보는 것 | 읽는 법 |
|---|---|
| 채권최고액 | 실제 채무가 아니라 그 상한. 원금은 이보다 작다 |
| 채무자 | 소유자와 다르면 물상보증 — 사건 배경이 달라진다 |
| 근저당권자 | 은행인가 개인인가 대부업체인가 — 사건의 성격이 드러난다 |
| 설정 일자 | 말소기준 후보의 순위이자, 소액임차인 기준표의 적용 시점 |
| 공동담보 목록 | 다른 부동산이 함께 묶여 있는가 — 배당이 나뉜다 |
정확한 잔존 채권액은 배당요구서·채권계산서에 적히지만 입찰 전에는 열람에 한계가 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보수적으로 — 인수 위험을 판단할 때는 선순위 채권을 크게, 내가 받을 이익을 계산할 때는 작게 — 잡는다.
등기부에서 즉시 멈춰야 할 표시들
등기부를 훑다가 아래 표시를 만나면, 나머지 분석을 계속하기 전에 그 표시의 뜻부터 해결한다. 대부분은 초보 단계에서 건너뛰는 것이 정답인 물건이다.
- 말소기준보다 앞선 가등기 — 소유권을 통째로 잃을 수 있다(제13장 인수될 수 있는 권리들).
- 말소기준보다 앞선 가처분 — 본안 소송 결과에 소유권이 달린다.
- 말소기준보다 앞선 지상권·지역권·전세권 — 인수 대상이다.
- 예고등기·환매특약등기 — 오래된 등기라도 남아 있으면 뜻을 확인한다.
- 신탁등기 — 소유자가 수탁자(신탁회사)다. 경매 가능 여부와 절차가 다르다(제38장 공매 — 온비드의 문법).
- 토지별도등기 — 집합건물인데 대지에 별도의 저당이 걸려 있다. 인수 여부를 명세서에서 확인한다.
- 대지권 미등기·대지권 없음 — 건물만 사는 셈이 될 수 있다(제14장 특수물건 — 알고 피하고, 알면 기회).
- 가압류가 촘촘하게 여러 건 — 채무자의 재정이 무너진 상태. 임금채권·조세채권이 배당에 끼어들 가능성이 크다.
등기부 밖의 서류들
등기부는 권리를 보여 주지만 물건 자체는 보여 주지 않는다. 아래 서류들을 함께 떼어야 분석이 닫힌다. 모두 온라인으로 발급되고, 대부분 무료이거나 수백 원이다.
| 서류 | 어디서 | 무엇을 확인하나 |
|---|---|---|
| 전입세대확인서 | 주민센터 | 대항력 있는 임차인의 존재 — 등기부로는 절대 알 수 없다 |
| 건축물대장 | 정부24 | 용도·면적·위반건축물 여부·사용승인일 |
| 토지이용계획확인원 | 토지이음 | 용도지역·지구·도로 저촉·개발 제한 |
| 지적도·임야도 | 토지이음·정부24 | 경계와 형상, 맹지 여부 |
| 지방세 세목별 과세증명 | 정부24 | 체납 흔적(참고용, 발급 제한 있음) |
| 확정일자 부여현황 | 주민센터·등기소 | 임대인·임차인 등 법이 정한 이해관계인만 열람할 수 있어 입찰 전에는 원칙적으로 못 뗀다 — 확정일자는 명세서·현황조사서의 기재로 판단한다 |
이 중 전입세대확인서는 특별하다. 경매 입찰 예정자는 매각공고를 소명하면 열람할 수 있는데, 이 한 장이 명세서가 놓친 임차인을 잡아내는 유일한 그물이다. 주거용 물건에서 이 서류를 떼지 않고 입찰하는 것은 눈을 감고 들어가는 것과 같다.
이 가이드는 일반적인 정보이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자주 개정되는 기준(소액임차인 금액·세율 등)은 입찰 전 현행 법령으로 확인하세요. 낯선 용어는 용어사전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