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편 · 경매의 기초
사건과 사람들 — 경매판의 지도
사건번호를 읽는 법, 이 절차에 등장하는 사람들이 각각 무엇을 원하는지, 그리고 이 모든 것을 규율하는 법이 어디에 적혀 있는지. 판의 구조를 알면 서류가 다르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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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번호 읽는 법
"서울중앙지방법원 2025타경12345 (물건번호 3)" — 경매 물건을 특정하는 주소다. 앞의 법원 이름은 관할 법원, 2025는 접수 연도, "타경"은 부동산 경매 사건을 뜻하는 부호, 12345는 접수 순서다. 사건번호 하나가 사건 하나이고, 그 안에 여러 부동산이 묶여 있으면 물건번호로 나뉜다.
물건번호가 중요한 이유는 입찰표 때문이다. 한 사건에 물건번호가 여럿인데 입찰표에 물건번호를 안 적으면 그 입찰은 무효가 된다 — 어느 부동산에 응찰했는지 특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무효 사유 중 실제로 가장 자주 나오는 것이 이 누락이다(제18장 입찰표 작성과 무효 사유).
| 부호 | 뜻 | 입찰자에게 |
|---|---|---|
| 타경 | 부동산 등 경매 사건 | 우리가 보는 대부분의 사건 |
| 타채 | 채권 등 집행 사건 | 부동산이 아니다 |
| 타인 | 부동산인도명령 사건 | 낙찰 후 명도 단계에서 내가 신청하게 되는 사건이 이 부호를 단다 |
| 카단·카합 | 가압류·가처분 신청 사건 | 등기부의 가압류·가처분 원인이 된 사건번호 |
| 가단·가합 | 민사 본안 소송 | 가처분의 본안 소송 — 진행 상황이 위험 판단 재료 |
등기부에 적힌 가처분의 사건번호(예: 2024카합1234)를 법원 나의 사건검색에서 조회하면 그 분쟁이 어디까지 갔는지 볼 수 있다. 선순위 가처분 물건을 판단할 때 실제로 쓰는 기술이다(제13장 인수될 수 있는 권리들).
이 판에 있는 사람들
경매는 이해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사람들이 한 절차 안에 모여 있는 판이다. 각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면, 서류의 어떤 대목이 왜 그렇게 적혀 있는지가 보인다.
| 누구 | 누구인가 | 무엇을 원하나 |
|---|---|---|
| 채무자 | 빚을 진 사람 | 경매를 막거나 늦추고 싶다 — 변제·항고·회생 |
| 소유자 | 부동산의 주인 | 채무자와 같은 사람인 경우가 많지만 다를 수 있다(물상보증인) |
| 신청채권자 | 경매를 신청한 채권자 | 빨리, 비싸게 팔려 배당받고 싶다 |
| 근저당권자 | 담보를 잡은 은행 등 | 순위에 따라 배당 — 대개 가장 먼저 받는다 |
| 임차인 | 살고 있는 세입자 | 보증금을 온전히 돌려받고 싶다. 대항력이 있으면 낙찰자를 상대한다 |
| 집행관 | 현황조사·입찰 진행을 맡은 법원 공무원 | 절차의 집행 |
| 감정평가사 | 값을 매긴 전문가 | 평가 시점의 적정가 산정 |
| 매수인(낙찰자) | 나 | 위험을 계산해 산 만큼 싸게 사고 싶다 |
여기서 "이해관계인"은 법률 용어로, 민사집행법이 압류채권자(신청채권자), 집행력 있는 정본으로 배당요구한 채권자, 채무자와 소유자, 등기부에 기입된 권리자, 그리고 권리를 증명해 신고한 부동산 위의 권리자(임차인 등)로 한정해 놓았다 — 단순히 가압류를 걸어 두거나 배당요구만 한 채권자는 여기 들지 않는다. 이해관계인은 매각기일에 의견을 낼 수 있고 매각허가결정에 항고할 수 있다 — 낙찰 뒤 항고로 절차가 한두 달 늘어지는 일이 여기서 나온다(제20장 매각허가와 불허가, 그리고 항고).
어느 법에 적혀 있나
경매를 둘러싼 규칙은 한 법률에 모여 있지 않다. 어느 물음이 어느 법에 적혀 있는지 알면, 인터넷의 오래된 글 대신 원문을 확인하는 습관을 들일 수 있다. 이 책에서 "현행 법령으로 확인하라"고 쓴 대목은 전부 아래 표를 뜻한다.
| 법령 | 무엇을 정하나 | 이 책에서 |
|---|---|---|
| 민사집행법 | 경매 절차 전반 — 개시·매각·허가·대금·배당·인도명령 | 제1·4·5편의 뼈대 |
| 주택임대차보호법 | 주택 임차인의 대항력·우선변제·최우선변제 | 제10장 임차인 권리분석 |
|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 상가 임차인의 대항력·환산보증금·계약갱신 | 제12장 상가 임차인 —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
| 민법 | 물권·저당권·유치권·지상권·공유 | 제13장 인수될 수 있는 권리들 |
| 국세기본법·지방세기본법 | 조세채권의 우선순위, 당해세 | 제25장 배당 — 돈이 나뉘는 순서와 계산 |
| 지방세법 | 취득세율과 중과 | 제27장 세금 총람 — 살 때, 가질 때, 팔 때 |
| 농지법 | 농지취득자격증명 | 제14장 특수물건 — 알고 피하고, 알면 기회 |
| 국세징수법 | 공매 절차 | 제38장 공매 — 온비드의 문법 |
법령 원문은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무료로 볼 수 있고, 시행일 기준으로 옛 조문과 새 조문을 비교할 수도 있다. 소액임차인 기준처럼 부칙에 따라 "담보물권 설정 시점의 기준표"를 적용하는 항목은 이 비교 기능 없이는 정확히 계산할 수 없다.
| 숫자의 갈래 | 이 책이 하는 일 | 예 |
|---|---|---|
| 개정이 잦은 법정 수치 | 싣지 않는다. 구조와 방향만 설명하고 확인처로 보낸다 | 소액임차인 기준표, 취득세율, 환산보증금 기준액 |
| 안정적인 법정 수치 | 싣되 "법이 정한" 것임을 밝힌다 | 인도명령 신청 기한, 즉시항고 기간 |
| 실무 관행 수치 | 싣되 관행임을 밝히고 확인 주체를 함께 준다 | 유찰 저감률(법원), 채권최고액 비율(금융기관), 명도 비용(집행관실) |
법원이 보증하는 것과 보증하지 않는 것
경매 초보자가 가장 크게 오해하는 지점이다. 법원은 매각 절차를 집행할 뿐, 이 부동산이 좋은 물건인지, 신고된 유치권이 진짜인지, 시세가 얼마인지를 보증하지 않는다. 법원의 서류는 "확인된 사실"과 "신고된 주장"을 함께 적어 놓은 것이고, 둘을 구분하는 일은 입찰자의 몫이다.
| 법원이 하는 일 | 법원이 하지 않는 일 |
|---|---|
| 현황을 조사해 적는다 | 조사가 실패해도(폐문부재) 대신 밝혀 주지 않는다 |
| 신고된 권리를 명세서에 옮겨 적는다 | 그 권리가 성립하는지 판단해 주지 않는다 |
| 감정평가액을 최저가로 정한다 | 그 값이 지금 시세라고 보증하지 않는다 |
| 인도명령으로 점유자를 내보내 준다 | 명도 비용을 대신 내주지 않는다 |
| 이전등기와 말소등기를 촉탁한다 | 인수되는 권리를 지워 주지 않는다 |
이 표의 오른쪽 열이 전부 낙찰자의 위험이다. 그리고 그 위험을 줄이는 유일한 방법이 서류를 겹쳐 읽는 것 — 다음 두 장이 그 방법을 다룬다.
이 가이드는 일반적인 정보이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자주 개정되는 기준(소액임차인 금액·세율 등)은 입찰 전 현행 법령으로 확인하세요. 낯선 용어는 용어사전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